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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브스턴스> 젊음과 아름다움에 강박적인 사회에 대한 경고

by 마치버거 2025. 2. 24.

영화 <서브스턴스> 메인 포스터

1. 개요

  • 제목: The Substance / 서브스턴스
  • 감독: 코랄리 파르자 (Coralie Fargeat)
  • 출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등
  • 장르: 공포, 스릴러, SF
  • 상영 시간: 141분
  • 개봉일: 2024년
  • 상영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로튼토마토 : 신선도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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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aciously gross, wickedly clever, and possibly Demi Moore's finest hour, The Substance is a gasp-inducing feat from writer-director Coralie Fargeat.

대담하게 역겹고 사악할 정도로 영리하며 아마도 데미 무어의 최고의 순간인 '서브스턴스'는 작가이자 감독인 코랄리 파르자의 숨이 턱 막히는 업적이다.

-로튼 토마토 평론가 총평-

 

2. 줄거리

서브스턴스는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대가를 그린 SF 공포 영화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여배우 엘리자베스(데미 무어)는 나이가 들면서 업계에서 점점 밀려난다. 그러던 중, 그녀는 신비로운 신약 "서브스턴스"를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젊고 완벽한 육체를 가진 또 다른 자신(마가렛 퀄리)을 창조한다. 하지만 이 새로운 존재는 단순한 분신이 아니라, 점점 그녀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 간다.

 

신약 서브스턴스의 액티베이터 물질로 엘리자베스의 분신이자 새로운 클론 수를 탄생시키는 중요한 약품


 

3. 리뷰

영화 The Substance는 단순한 공포 호러 영화가 아닌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작품이다. 코랄리 파르자 감독 특유의 강렬한 연출과 스타일리시한 비주얼이 돋보이며, 피와 살이 난무하는 바디 호러 요소가 관객을 압도한다.

 

데미 무어는 이 영화에서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노쇠해져 가는 배우의 불안과 절망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마가렛 퀄리는 신체적 변화와 감정의 혼란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연기했다. 이 두 배우의 시너지는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요소다.

 

영화는 처음에 서서히 긴장감을 쌓아가다가, 중반 이후부터 급격히 폭발적인 전개로 치닫는다. 몸이 분리되면서 생기는 공포, 정체성을 잃어가는 불안, 그리고 스스로 만든 괴물에게 잠식당하는 과정이 강렬하게 그려진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서브스턴스(Substance)'는 '물질'을 뜻하는 단어이다. 물질을 뜻하는 또 다른 단어 'Matter'과 달리 물리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언급할 때 사용하곤 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몸에서 화학적인 작용을 일으켜 또 다른 분신인 '수(마가렛 퀄리)'를 탄생시키는 신약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탄생한 수는 엘리자베스의 젊은 버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은 현실 세계에서 동시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두 개의 육체는 하나의 정신을 공유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REMEMBER YOU ARE ONE"

 

서브스턴스 약을 투입하는 기간 동안 꼭 명심해야 하는 주의사항 문구이다. 이 물질의 부작용을 암시하기도 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두 개의 육체가 하나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상황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수는 자신의 모체이자 나이 든 버전 엘리자베스를 부정하려고 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엘리자베스와 일상을 바꿔야 하지만 자신을 향한 찬사와 성공 가도에서 엘리자베스의 몸을 희생시키고 만다. 젊고 아름다운 자신을 위해 나이 때문에 사회로부터 배제 당하는 엘리자베스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게 된다.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수를 통해 영화는 현대 사회가 젊음과 나이듦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나 나이든 여성에 대한 잣대는 너무나 혹독하기까지 하다. 한편으로는 젊음에 대한 사회의 기준 또한 혹독하기 마찬가지이다. 아름다운 얼굴과 탄탄한 보디라인을 거리낌 없이 미디어에 드러내야만 찬사를 받는 구조, 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광기에 휩싸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인 이 둘은 서로를 부정하다 결국 영화 말미에 제3의 물질 '괴물'을 탄생시킨다.

 

감독은 단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정도로 충격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여성을 소비하는 현대 사회의 폭력을 여실히 드러내기 위해선 어쩌면 꼭 필요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외모 지상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회 전체가 연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함을 무수히 많은 피가 난무하는 바디 호러 고어물 장르로서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  

 

잔혹한 장면이 많지만,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젊음과 늙음이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한다.

 

4. 총평

The Substance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사회의 강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렬한 비주얼과 뛰어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충격적인 전개와 깊이 있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다만, 잔혹한 장면이 많아 민감한 관객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