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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료하다고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가 전하는 삶의 정수

by 마치버거 2025. 2. 26.

1.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새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주는 영화 

 

신년이 되면 마치 새해 의식을 치르듯 보는 영화가 있다. 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다.

 

영화는 라이프 잡지사의 네거티브 필름 현상을 담당하는 직원 월터 미티가 펼치는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적어도 올해  영화를 다시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만 이해하고 있었다.

 

마음속에 품어온 어떤 일을 실행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을 영화를 통해 영감을 얻곤 했다. 새해에 너무나 어울리는도전 주제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주인공 월터가 다니는 회사가 경영 악화로 온라인 잡지로 전환되면서 폐간호의 표지를 장식할 네거티브 필름 장이 분실되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담당자인 월터는 이를 찾기 위해 작가를 찾아 나서고, 여정에서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아프가니스탄을 지나 히말라야에 이르는 대모험이 펼쳐진다.

 

영화 스틸컷

 

2. 사실 이 영화 단단한 일상에 대한 찬사가 아니었을까? 

 

영화는 상상 속에서만 살던 월터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의 여정은 나에게 도전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으며 새해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영감을 전해줬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 속에서 오직 멍하니 상상만으로 각종 스펙터클한 영화를 찍어내던 주인공에게, 정말로 스펙터클한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벅차오르곤 했다. 마치 용기라는 달콤한 잼을 , 스푼 마음속에 바르면 내가 꿈꾸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올해는 감흥없이 영화를 설렁설렁 보고 있었다. 좋아하는 장면이 나올 때만 고개를 들어 잠깐씩 집중하던 , 

유독 단어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바로삶의 정수라는 단어였다.

 

영화에서 작가는 폐간호를 장식할 사진을 고르고, 이를 두고삶의 정수 표현했다. (표지 사진은 영화의 마지막쯤에서 밝혀진다. 스포일러라 참습니다! 영화에서 확인하세요.)

 

작가가 선택한 사진은 의외였다. 그것은 화려한 풍경이나 극적인 순간이 아닌,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평범한 사람들을 찬미하는 사진이었다. 그것은 그들의 단단한 노고와 흔들림 없는 헌신을 향한 헌정이었다.

 

작가는 자신은 사진을 찍는 사람에 불구하지만, 사진이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과정에 숨어 있는 이름 없는 존재들을 떠올렸다. 잡지 페이지의 구석, 작고 희미한 글씨로 적혀 있을 누군가의 이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자신의 사진 역시 결국 자신만을 위한 기록에 불과했을 것이다.

 

사진은, 매일 반복 되는 나의 또한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삶의 정수 그렇게, 특별한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평범함 속에서도 피어나고 있었다.

 

이것을 깨닫자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는 어쩌면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과 그런 일상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한 찬사였던 것은 아닐까.

영화 스틸컷 :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오코넬

"Sometime I don't.

If I like a moment..

I mean, me, personally..

I don't like to have the distraction of the camera.

Just want to stay in it."

"어떤 때는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개인적으론..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월터 미티

"Stay in it?"

"순간 속에 머문다고요?"

 

오코넬

"Yeah, right there.

Right here."

"그래 바로 저기

그리고 여기"

 

3.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 그것 자체가 위대한 도전

 

가끔 나는 결과가 보이지 않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아닌지, 혹은 고된 연습과 불투명한 과정 속에서 도전이 무모했던 아닌지 자문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고민 끝에 결국 깨닫게 되는 진실은 하나다. 어떤 좋아하는 일도 반복적인 노력과 고됨을 견디지 않으면 처음에 꿈꿨던 모습을 결코 이뤄낼 없다는 사실.

 

영화는 일상으로 돌아온 주인공이 일상을 앞으로 함께 나누게 소중한 사람과 거리를 걸으며 미래의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끝이난다. 마치 파랑새가 집에 있었던 것처럼, 영화는 우리에게 스펙터클한 경험과 이국적인 여행이 행복한 이유는 돌아갈 일상이 존재한다는 , 그리고 일상을 함께 나눌 소중한 사람들과 다음 도전에 대해 이야기할 있기 때문임을 일깨워주는 듯했다.

 

올해 영화를 다시 보며 새삼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도전이라는 단어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아닌지 도전을 이뤄내기 위해 필요한 꾸준함과 묵묵함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진정한 도전은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매일의 반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열망과 성실함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며 다시금 사실을 마음에 새긴다.

 

4. 영화 정보 및 총평

  • 제목: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 개봉: 2013 12 25 (한국)
  • 감독: 스틸러 (Ben Stiller)
  • 각본: 스티브 콘래드 (Steve Conrad)
  • 장르: 드라마, 어드벤처, 판타지
  • 러닝타임: 114
  • 출연: 벤스틸러, 크리스틴 위그, 숀펜, 아담 스콧 등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성적인 음악
아이슬란드, 히말라야 등 이국적인 촬영지에서 촬영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특한 연출